내겐 너무 버거운 책 ■혜윰터-책읽는 선생님■

책을 읽다보면 아~ 이 책은 진짜 아니다싶은 책들이 있다.
이유야 다양하겠지만 도무지 알기 어려운 수준의 책들을 접하게된다.
이번 책도 그렇다.
이럴 때는 최대한 손 뗄 명분을 찾고 적당하게 기억에 남기고 마무리 짓는 법을 찾아야 한다.
그래야 덜 피곤하다.

저자(이택광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 ……

케네스 클라크와 존 버거라는 비평가가 그들이다. 케네스 클라크는 대표적인 보수 비평가로 <누드>라는 책을 썼고, 존 버거는 영국의 마르크스주의 비평가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보기의 방식>을 썼다. 클라크는 게인스보로의 초상화 '앤드류 씨 부부(아래 그림)'을 평하면서,

초상화에 등장하는 앤드류씨 부부가 자신의 정원에 펼쳐진 자연의 아름다움을 철학적으로 관조하는 것이라고 평했는데, 버거는 이런 견해를 비판하면서 클라크가 말하는 자연의 아름다움이란 기실 '소유권'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폭로한다.
이런 비교에서도 확연하게 드러나듯이, 케네스 클라크에 비해 존 버거의 비평은 좀더 구체적으로 예술의 기반이나 조건, 더 정확하게 말하면 생산양식을 구성하는 요소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버거의 비평이 설득력을 갖는 것은 이 그림이 다분히 '기념촬영'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미니홈피나 블로그 같은 인터넷 매체에 자신이 여행한 곳의 사진을 촬영해 올리거나 먹어본 음식사진을 찍어 게시하는 것도 이런 기념의 욕망과 무관하지 않다. 말하자면 이런 행위와 마찬가지로 당시에 이런 종류의 그림은 누군가에게 자기들이 갖고 있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그렸다고 할 수 있다. 이런 그림을 무엇 때문에 화가에게 주문해서 그리게 했는지를 생각해보면 버거의 주장에 고개가 끄덕여질 수밖에 없다. 사실 사냥개까지 갖추고 총을 비스듬히 들고 있는 앤드류 씨와  드레스를 곱게 차려입은 부인의 모습은 어딘가 어울리지 않는 구석이 있다. 추수한 밀짚가리가 놓여있는 풍경을 보면 이 어색함은 정도를 더한다. 존 버거는 이런 부조화를 파고들면서 이 그림이 사실은 앤드류씨 부부의 소유권을 보여주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분석한 것이다.

…… ……

이택광 지음, <인문좌파를 위한 이론 가이드> 중에서. P.P.51-52

덧글

  • 해뜰녘 2011/08/10 06:24 # 삭제

    적당히 읽고 쳐뻐리세요~~ㅎㅎ

    그래도 부분 발췌만 얻어 읽는 저는 재밌네요. 얌체처럼..
    앤드류씨 부부의 속마음이 알고 싶어지는데요?^^
    존 버거가 지적한 기념의 욕망이
    누군가에게 자기들이 갖고 있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행위로 비춰지고
    누군가의 불편을 의식해야 하는 행위라는 데는 일정 공감이 갑니다.
    앤드류씨 부부가 아무리 아니라고 한 들 그렇다는 사람이 있으면 인문좌파는
    신중히 행동하고 신중히 말해야 할 것!!

    오늘 얻어낸 저의 방향성이 저자가 안내하는 가이드와 일치하나요?
    몇 개만 더 얻어 읽어봅시다. 손에 잡고 읽기는 저한테도 버거울 것 같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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