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혁신학교 흥덕고등학교를 다녀와서 ■고교 혁신학교 준비모임■

경기도 혁신학교 흥덕고등학교를 다녀와서


  

-그들은 더디지만 함께 가더이다. 흥덕스럽더이다.

  작년 TV다큐 ‘학교란 무엇인가' 나왔던 흥덕고 아이들을 머리에 간직한 채 만난 흥덕고 아이들은 너무도 달라져 있었다. 물론 흥덕고에 대한 관심이 없이 오직 인류대만을 외치던 동행한 몇몇 선생님께는 더없이 못나고 흠결투성이인 아이들로 비춰졌을지 몰라도 우리 혁신학교 소모임 선생님들 눈에는 ‘아! 가능성을 믿으면 현실이 되는구나.’라는 감동을 주었다. 6교시에 남겨서 공개수업을 할 수 없는 학교. 이 모습이 아직은 흥덕고의 현재이지만 이 아이들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는 확신에 찬 선생님들을 만난 것이 가장 큰 기쁨이었다. 그리고 얼마 전 전교조 신문 <교육희망>에 실린 ‘지금까지는 학습이 준비된 아이들을 가르치기 위해서 아이들 앞에 섰었다. 지금부터는 아이들의 배움을 이끌어내기 위해 교단에 서야 한다.’라는 말을 현장에서 직접 눈으로 목격한 행복한 방문이었다.

 

-학생들 한 명 한 명에 대한 관심에 놀라다

  학생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면밀하게 바라보는 교사들의 애정어린 눈길이 인상적이었다. 교사들의 판서와 교사의 수업 자세에 대해서만 집중하던 기존의 평가가 아니라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앉아서 학생들의 수업자세와 반응을 살피는 모습은 우리 교육이 어떤 방향으로 변해야 하는 지를 암시해주고 있었다.

 

-순간의 관심이 아니라 꾸준한 변화에 주목하다

  컨설팅에서 참관 교사들의 발표 내용은 학생들의 반응이나 수업자세에 국한되는게 아니라 학생에 대한 꾸준한 관찰을 통해 학생들의 변화가 발표되고 있었다. “00는 작년에는 수업중에 반응은 커녕 엎드려 잠만자고 있었는데 작년 2학기부터 조금씩 수업을 듣는 자세로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봤더니 건국준비위원회 관련된 3번 문항을 옆자리의 △△에게 물어보더라고요. 정말 놀랬어요. 00이가 수업 중에 답을 하려고 하더라고요.”

 

-준비하지 않는 준비에 놀라다.

  먼저 짚고 넘어가야할 것이 있는데, 이 부분은 혁신학교에 대한 사전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방문하는 이들에게는 충격일수도 있는 부분이다. 수업 공개를 하는 학교를 방문했는데 교문에서부터 어떠한 안내문도 읽을 수 없었다. 보통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대규모 수업컨설팅 자리에서는 도무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교문에 프랑카드를 걸고, 안내판을 설치하고, 또 이동 통로에 맞춰 화살표를 그려넣고, 심지어는 학생이나 일부 교사들을 시켜 도우미로 안내를 하는 일반 학교들과는 너무도 달랐다. 그 모든 것이 없었다. 우리 일행은 이에 감탄하면서 ‘아, 불필요한 잡무는 이렇게 과감히 없애도 되는 것이구나.’라고 반가워할 때 동행한 일부 부장단은 ‘세상에 이렇게 무성의한 학교는 처음이다. 솔직히 손님을 너무 무시하는 처사다.’라며 분노하고 있었다.

 

  공개수업을 마치고 컨설팅을 하기 전까지의 사이 시간에 외부교사들을 한 곳으로 모았다. 그리고는 흥덕고에 대한 소개를 한다고 했다. 물론 어떠한 다른 준비도 없었습니다. 그 흔한 안내 책자나 프리젠테이션도 없이 그냥 구두로 ◇◇부장님께서 소개를 했다. 이 것 또한 우리 혁신학교 모임 일행과 부장단 일행의 평가가 극단적으로 달랐다. 돌아오는 차량에서는 흥덕고가 성의가 없다는 평가에 맞서 우리 혁신학교 모임 일행이 내내 변호해야 했다. 또한 흥덕고 아이들이 다른 학교 아이들보다 무엇이 부족한지만 찾기 위해 혈안이 되어 단 한 명의 학생과 만나 이야기해 보고는 이 경험(본인의 주장 말고는 달리 검증할 수 없음)을 바탕으로 혁신학교를 하면 우리학교가 똥통학교가 될 거라는 어이없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감사 인사를 못하고 오다

  시종일관 혁신학교에 흠집을 내려는 일행과 동행하면서 흥덕고 방문을 파행을 거듭했다. 결국 컨설팅이 진행되고 있는데 부장단 일행들은 갈 준비를 하는 것인지 이미 밖에 나가있었고 혁신학교 모임 선생님들은 컨설팅에 참석해 경청하고 있었다. 하지만 결국 광주로 돌아와야 한다는 시간 압력 때문에 중간에 몰래 일어서 나와야만 했다. 컨설팅이 끝나고 교장실에서 잠깐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던 이범희 교장선생님과의 약속은 여지없이 깨지고 인사조차 못하고 돌아와야 했다. 늦었지만 마음 속 깊은 곳으로부터 우러나오는 감사의 인사를 글로라도 대신 드리고 싶다. 감사합니다.


덧글

  • 해뜰녘 2011/08/23 06:39 # 삭제

    교장선생님과의 만남으로 마무리했으면 보다 알찼을 것이고, 선생님이 지지 받을 수 있는 토대를 조금이라도 건져냈을 텐데 안타까운 마무리네요.
    이후로도 저분들이 자신들의 얄팍한 앎과 경험을 얼마나 설파하고 다니실지...ㅉㅉ
    미루어 짐작하고, 좁은 시각 안에서 규정짓고, 마음대로 재단하고, 도대체가 듣지는 않으려하고!
    글에 감정이 묻어나니 덩달아 흥분이 됩니다. 아침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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