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교 준비중인 성덕고등학교를 가다

광주에 드디어 혁신학교가 생긴다는 소식을 듣고 얼마나 마음이 설레던지....
꿈에도 그리던 혁신학교.
광주에 드디어 학생들의 공부와 함께 인성, 체험활동을 균형있게 실현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학교가 생기길 얼마나 학수고대했던가.

얼마전 중고로 구입한 자전거를 타고 김행*샘과 함께 40여분을 달려 수완지구에 도착했다.
출발전에 인터넷으로 열심히 검색해오신 김행* 샘도 막상 근처에 와서는 쉽게 학교를 찾아내지 못했다.

처음에는 여기저기 전화도해보고,
동네 주민들로 보이는 분들께 여쭤봐도... 전혀 도움이 되지 못했다.
아마 아직 공사중인 건물이라 학교가 들어서는지조차 모르는 상황이었다.
결국에는 처음 예상했던 장소에서 한참 떨어진 성덕중학교 바로 옆에 붙어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성덕중학교를 이정표로 알려주었으면 훨씬 쉽게 찾았을 걸.
그리고 결정적으로 찾기 어렵게 만든것은 아직까지 공사현장 조감도에는 '수완[1]고'라고 가명칭이 사용되어 널리 알려지지 않은 모양이다.

공사는 한창 마무리 단계였다.
골조는 모두 올라갔고,
외벽 별돌이 세워지고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건설사 분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학교 규모가 커서 다른 학교 공사보다 더 어려웠다고 했다.
교문에서 바라보면 멋진 타원형의 체육관이 보이고
그 옆으로는 세 개의 건물이 나란히 들어서서 가운데 연결통로로 서로 이어져 있어 마치 왕(王)자 모양으로 되어있었다.

무엇보다 학교의 외형적 장점은 디자인이 예쁘다는 것, 그리고 학교 발 앞에 넓은 공원이 있어 교실에서 숲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광주 시내학교에서 흔치 않은 일이다.

그런데 혁신학교인 성덕고등학교의 진짜 장점은 외형뿐만이 아니라 이 학교를 이끌어갈 교사들이 남다르다는 점이다.
혁신학교에는 자신의 열정을 다 바쳐 아이들의 변화와 발전을 이끌어내려는 교사들이 있다.
교사가 교실의 주인공이 되어 잘 '가르치는 것'만 중요한 부분이던 옛 교육에서
이제는 학생들의 변화가 일어나는 진짜 '배움'을 목표로 애쓰실 선생님들이 모일거라는 점이다.


그것도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혁신학교를 실현하는 꿈은 비단 몇몇 교사들만의 것이 아니라 오늘날 학교교육에 불만이 있었던 학생과 학부모가 함께 기대해왔었던 우리교육의 미래를 밝히는 등불이 되리라 확신한다.

축!! 성덕고 개교!

*성덕고 방문을 끝내고 집으로 와서 한겨레 21을 펼쳤더니 혁신학교에 대한 글이 있었다.
 참~!
 아마 공부를 좀 더 해라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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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학교냐 혁신학교냐 [한겨레 21. 2011.11.28 제887호]
[특집1] 혁신학교 뜨자 존립 위협 느끼는 대안학교…
제도의 안과 밖에서 대안을 찾으려는 노력 공유하며 상생적 경쟁관계로 자리매김해야


  대안학교가 공교육의 제도 바깥에서 대안을 찾으려는 시도라면, 시도 교육청 주관 아래 공교육의 틀 안에서 대안을 실험하는 것이 혁신학교다. 혁신학교는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의 선거공약에서 출발했다. 김 교육감은 당선 직후인 2009년 4월 혁신학교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같은 해 9월 남한산초등학교와 덕양중학교 등 13곳을 혁신학교로 지정했다.

» 지난해 6·2 지방선거에 출마한 진보교육감 후보들이 서울시교육청에서 혁신학교 전면 도입 등의 공약을 발표한 뒤 손을 맞잡고 있다. 왼쪽부터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 이청연 인천시 교육감 후보. <한겨레> 신소영 기자
공적 영역으로 옮아 온 대안교육 바람

경기교육청이 혁신학교를 시작하며 내건 슬로건은 ‘자발성·공공성·지역성·창의성을 지향하는 학교’였다. 교과과정 편성과 학교 운영의 자율권을 확대하고, 학생의 수업 집중도와 참여도를 높이려고 학급당 학생 수를 25명 이하, 학년당 학급 수는 6개 이내로 편성할 수 있게 했다. 교사들이 교육과 상담에 집중할 수 있게 교무보조 인력과 상담·사서·보건교사를 배치하고, 학생들의 쾌적한 수업 환경을 위해 연간 1억원 안팎의 예산도 지원했다.

교육계 안팎의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폐교 직전의 영세 학교에 신입생이 몰려드는가 하면, 혁신학교로 지정된 학교 주변 전셋값이 치솟는 상황까지 빚어졌다. 공교육에 대한 우려와 불만이 그만큼 심각했음을 방증하는 사례였다. 초기 반응에 고무된 김 교육감은 2010년 33개의 혁신학교를 지정했고, 새로운 임기 안에 혁신학교를 200개로 확대하는 것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경기도의 실험은 진보 교육감이 당선된 서울·광주·전남·전북·강원 지역으로 확산됐다. 서울교육청은 2011년 20개교로 시작해 2014년까지 300곳의 혁신학교를 운영할 계획이다. 다른 지역도 유사한 프로젝트를 착착 실행에 옮기고 있다. 현재 전국에서 운영 중인 혁신학교는 157곳이다(초등 84, 중학 58, 고등 15). 경기도가 71곳으로 가장 많고 서울 23곳, 전남 30곳, 전북 20곳 등이다.

혁신학교가 뜨자 속내가 복잡해진 쪽은 대안학교 진영이다. 그도 그럴 것이 혁신학교는 교과과정과 학교 운영 노하우의 상당 부분을 대안학교에서 가져왔다. 체험학습과 인성·생태 교육, 문화·예술 활동이 강조되고 학교 운영에 교사와 학부모 참여를 확대한 것 등이 대표적이다. 대안교육 특성화학교 가운데는 전남 담양의 한빛고등학교처럼 혁신학교 신청을 고민하는 곳도 있다. 교육과정이나 학교 운영에 큰 차이가 없어 전환의 부담이 크지 않고, 혁신학교 지정 땐 적잖은 행정·재정 지원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성화학교인 경기 성남의 이우고등학교는 2009년부터 혁신학교로 운영되고 있다.

재정과 시설이 열악한 미인가 대안학교들은 혁신학교가 늘면서 신입생 지원율이 하락하지 않을까 경계하는 기색이 뚜렷하다. 실제 전북의 한 대안학교는 올해 지원자가 정원(20명)보다 5명이나 적었다. 이 학교는 해마다 입학 정원의 1.5배 정도가 지원해왔다. 전남 지역의 한 대안학교도 1차 모집에서 정원을 채우지 못해 추가 모집을 해야 할 판이다. 학교 관계자는 “지원자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던 서울·경기 지역 출신의 감소세가 뚜렷하다”고 말했다.


입시교육의 틀 벗지 못할 것이란 진단도

혁신학교의 등장이 대안학교의 존립에 큰 위협이 되진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혁신학교의 실험이 공교육의 제도적 틀 안에서 이뤄지는 한, 수십 년째 이어져온 입시교육의 완강한 틀을 벗어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실제 많은 학교가 혁신에 대한 뚜렷한 철학과 문제의식 없이 행정·재정 지원이란 ‘당근’만 바라보고 혁신학교를 추진하다 보니, 교과과정과 학교 운영의 실질적 혁신보다 풍족해진 지원금으로 학교 밖 체험학습과 예체능 실기교육을 위한 기자재 구입과 강사 초빙에 힘을 쏟고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하지만 대안교육 진영 안팎에선 혁신학교와 대안학교가 서로를 자극하고 견인하는 ‘상생적 경쟁관계’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다. 이치열 대안교육연대 사무국장은 “혁신학교가 많이 생겨나는 건 환영할 만한 일”이라며 “더 많은 혁신학교가 문을 열고 자리를 잡도록 대안교육 진영이 경험과 노하우를 나눠야 한다”고 말했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덧글

  • 해뜰녘 2011/11/29 07:05 # 삭제

    그래서 혁신학교에 대한 학부모들의 만족도는 아무래도 입시에서 벗어나있는 초등학교가 높은 것 같더라구요.
    제가 경기도에 살고 있는 게 교육특혜였음을 기사를 보고 확실히 알았네요.^^

    고등학교가 혁신학교 지정을 받아 설립된다니 그 발자국을 어떻게 디뎌갈지 더욱 기대가 큽니다. 진정한 배움이 곳곳에서 확인되길...
    광주에서 올려진 혁신고교 깃발! 저도 샘과 같은 마음으로 지지하고 축하합니다~~

  • mansoo2d 2011/12/01 00:11 #

    고교혁신학교 모임을 1년동안 해오면서...
    참으로 많은 고민들을 접해왔습니다.
    인성과 학력. 두마리의 토끼를 어떻게 잡을 것인가?
    모든 여건이 갖춰지지 않았다면 우리는 포기할 것인가?
    작게는 오늘도 3시간이 넘게 고민해서 만들어가는 리플렛의 문구 하나하나까지.

    힘들지만 그래도 선생님들이 이길에 대해 포기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를 오늘 배웠습니다.
    첫째는 우리는 어떤 아이들이 와도 잘 배우게 만들수 있으며, 우리 학교에 만족하게 할 것이다는 자신감.
    둘째는 나 혼자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배우며 성장하도록 자극해주고 힘되어주는 옆 동료교사에 대한 동지적인 신뢰.
    셋째는 반드시 바뀌지 않으면 안될만큼 절박한 우리의 교육 현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해뜰녘님처럼 지지해주시면서 기대를 버리지 않는 마음들이 있기때문입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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