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스웨덴 학교탐방(5) - 4. 핀란드 라또까르따노 종합학교 핀란드 스웨덴 학교탐방

  이글은 광주광역시교육청에서 추진한 '2011 선진형교육정책탐방 국외연수'에 참여하여 핀란드 스웨덴 학교탐방을 마치고 난 다음에 작성한 우리 교원팀 귀국보고서의 내용을 옮긴것입니다. 초등팀 보고서의 일부임을 알려드리며 많은 분들이 함께 공유하여 대한민국 교육 발전에 창의적 아이디어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부족한 내용들은 더욱 보완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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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또까르따노 종합학교 (Latokartanon peruskoulu  -

                    Latokartano Comperhensive school)

  가. 학교 소개

 

<라또까르따노 종합학교 전경>

  1) 현황

    헬싱키 시청에서 동북부 지역의 비키 (Viikii)라는 신규 주택지역에 위치한 라또까르따로 종합학교는 2006년 8월 1일 설립되었다.  

    재학 기간은 9년으로 7~16세의 학생을 대상으로 하며 현재 650명의 학생이 36개의 홈 그룹(Home Group)으로 나누어져 있다. 학생 중 38%가 다문화 학생이며 주로 에스토니아 출신이 차지하고 있다.

    교직원은 교장 1명, 교감 3명, 56명의 교사, 3명의 보조교사, 사회복지사, 심리학자, 간호사, 비서가 있다. 이들은 9명의 팀리더, 5개의 교사팀으로 구성되며, 공동 리더십과 팀별 운영을 이용하여 적극적으로 학교에 참여하도록 하고 있다. 1학년부터 5학년까지는 담임교사(classroom teacher)가 담당을 하고, 6학년부터 9학년까지는 담임교사와 교과 교사가 함께 담당한다. 일반 운영 위원회는 교사 대표, 교직원 대표, 학부모 대표, 학생 대표로 구성되어 있으며, 교사 채용 시 인터뷰 담당, 학교 교육과정 결정, 연간 예산 방안 등을 논의한다.

 

  2) 교육과정 구성과 학교 평가

    국가 교육과정이 세워지면 이를 큰 축으로 하여 지역 교육과정 철학과 지침이 마련되고, 학교는 이를 바탕으로 학교 수준의 교육과정2) 및 연간 교육과정이 세워지게 된다. 이렇게 학교에서 자체 제작한 교육계획을 교육청에 제출한 후 한 학기, 일 년 단위로 학교 교육 목표가 제대로 달성되었는지 평가하게 된다. 평가는 교직원 회의를 통한 대화와 토론을 통해 이루어지며 필요에 따라 다른 학교 교사를 초청한 자발적 감사, 연구 의뢰 등의 형식을 통하여 이루어진다. 중요한 건 학교 필요에 따라 자율적으로 평가를 실시하지만, 교육청 차원의 장학, 교사 평가, 교장 평가라는 개념은 존재하지 않는다.

   

 3) 무학년제를 기반으로 한 홈 그룹, 개인별 학습 계획  

    무학년제란 학교에서 학습 집단을 구성할 때, 같은 연령대의 학생들끼리 구성하지 않고 다른 연령대의 학생들이 하나의 학습 집단 안에 모여서 함께 공부하도록 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현재 라또까르따노는 이 무학년제를 채택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36개의 홈 그룹으로 구성되어 있다. 집에 가면 가족이 있듯이 이 학생들은 학교에 가면 또 다른 가족, 즉 홈 그룹이 존재한다. 보통 홈 그룹은 1명의 교사가 10명~12명을 담당하게 되며 매일 만남의 시간을 통해 서로 부족한 부분을 알려주고 보완해주기는 등 하나의 공동체 집단이 되며, 이 홈 그룹은 졸업할 때까지 계속 유지된다. 학생들은 홈 그룹에서 같이 학습할 때도 있고, 개인별 학습 계획에 따라 교과나 주제에 따라 다른 학습 그룹에 가서 배울 수도 있다. 따라서 학년을 구별하는 표시가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 무학년제를 상징하는 그림  

-유연성을 갖춘 차별화>

    개인별 학습 계획은 누구나 배움의 속도나 흥미가 다르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학습 계획 설계부터 학부모와 교사, 학생과 함께 참여하여 이루어지며 한 한기, 1년 단위의 목표를 세우고 이를 토대로 평가하게 된다. 개인별 목표가 만족되면 새로운 목표가 설정되고, 목표가 달성되지 않으면 새로운 공부 방법이 제시된다. 이러한 개인별 학습 계획에 의거한 학습이란 학생 주도의 학습이기에 본인이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여할 수 있으며 교사는 옆에서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수학 수업의 경우 한 교실에서는 개인 속도에 따라 4개의 서로 다른 워크북을 이용하여 학습할 수도 있다. 이렇게 세분화된 개별화 지도를 하고 있지만 학생들의 수준 차는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에 개별화 학습 지원은 어려움을 느낀다고 한다. 얼핏 듣기에 우리나라 수준별 수업이 연상이 되기도 했지만 같은 연령에 일정 과목만 반별로 나누는 형태와는 출발선부터 다르다. 가장 중요한 건 나와 타인을 비교하고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남과 내가 ‘다르다’라는 것을 당연하게 알고 있고, 나의 목표와 속도에 맞게 배우는 과정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나. 학교 둘러보기

 

  1) 시설 및 환경

< 학교 출입문 >

   가) 외부모습 및 학교 구조

    학교 정문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학  교 밖과 안을 철저하게 구분해 놓은 문과 그 위에 크게 적혀진 학교 이름이다. 이곳은 오른쪽 사진처럼 미닫이 형식의 작은 문이 우리를 반긴다. 주변이 눈으로 덮여서인지 운동장 경계선마저 모호하다. 밖에서 보면 주황색과 흰색으로 이루어진 조금은 평범한 2층 건물이다. 학교 구조상 학교 정면과 출입구가 어디인지 잘 구별되지 않는데 계단 옆 벽면에 짙은 회색의 ‘Latokartanon peruskoulu’이라는 글씨가 이곳이 우리가 방문하기로 한 학교라는 것을 알려준다.

    건물 안을 들어서면 1-2층을 뻥 뚫은 높은 넓은 중앙홀이 시선을 사로잡는   다. 중앙홀에서 보면 교실로 통하는 것 같은 문은 서너 개 정도 밖에 보이질 않는다. 겉옷을 보관하기 위해 이층으로 올라가 문을 열자 약간 좁은 복도를 바라보며 사무실로 보이는 많은 공간들이 보인다. 다시 중앙홀로 내려와 1층의 문 하나를

< 설계도 : 학교 2층 단면 >

열자 작은 로비와 이와 연결된 각종 교실이 보인다. 이 건물은 건축 대전에서 우수상을 차지할 만큼 학교 내부가 교육학적 사고로 세밀하게 구성되어 있다.  

    라또까르또나 학교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사용하는 본관 건물과 사회복지사, 탁아소, 1학년 학생들이 공동 사용하는 작은 건물, 이렇게 두 건물로 이루어져 있다. 본관 건물은 방사형 구조로 이루어져 있으며 1층은 중앙홀을 기준으로 자율 급식대와 예체능 작업 공간, 2개의 홈 지역과 연결되어 있고, 2층은

                                  과학실과 가사실 등으로 이루어진 특별실, 교

                                  사와 학생들을 위한 3개의 홈 지역이 있다.  

 

<중앙홀 : 식당, 무대, 조명 시설>

   나) 중앙홀

    핀란드 대부분 학교가 그랬듯이 라또까르따노  에도 모두가 모일 수 있는 하나의 큰 공간이 있다. 바로 이 곳 중앙홀이다. 평소에는 식당으로 운영되지만 학교 행사 등으로 필요하면 무대로 이용이 가능하게 설계되어 있다. 무대 맞은편 위쪽은 조명 시설이 설치되어 있고, 닫혀져 있는 무대가 열리면 뒤편에 있는 음악실과 연결되어 하나의 큰 스테이지를 이룬다.

    학교 탐방 마무리 하는 시간과 학생들 하교   시간이 맞물렸는데 학교가 북적거리 않고 순식간에 조용해져 버렸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중앙홀이 아닌 각 홈 지역의 출입구를 이용하여 하교한 탓이었다.

 

   다) 홈 지역(home areas)과 일반 교실

    이 학교는 설계부터 교사, 학생들의 팀워크를 최대화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   며 건축되었는데 그 이념을 가장 잘 알 수 있는 곳이 바로 이 곳 홈 지역(home areas)이다. 라또까르따노 학교는 하나의 큰 학교지만 그 안을 보면 작은 학교, 즉, 홈 지역(home area)이 존재한다. 홈 지역마다 일정한 학생과 교사가 소속되어 홈 그룹과 같은 공동체를 형성하며 생활하게 되며, 현재 교사와 학생을 위해 5개의 홈 지역이 있다.

    홈 지역은 로비를 가운데 두고 8개의 교실이 연결되어 있다. 각 홈 지역의   출입문은 열쇠를

PASU

< ‘PASU' 교실, 소파>

가지고 있는 교사만이 열고 닫을 수 있으며, 그 공간에 들어서면 각 홈 지역을 대표하는 색깔에 맞게 소파, 가구, 책걸상, 벽면 등이 디자인 되어 있다.

    무학년제로 교육과정이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각 교실도 1학년 2학년처럼 학년, 반을 구별하는 표시가 없다. 대신 각 홈 지역의 특색과 관련된 단어로 교실을 표시하게 되는데 예를 들어 “Forest"란 홈 지역의 교실 입구를 보면 KOIVU, PIHLAJA, PAJU 등의 나무 이름이 적혀져있다.

    각 교실은 모두 투명 유리로 되어 있어 밖에서도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교실과 교실 사이에는 방음이 완벽한 유리문으로 되어 있으며, 필요에 따라 이 문을 열어 두 개의 교실을 하나의 넓은 공간으로 만들어 다양한 교육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유리문과 교실 벽면에는 학생들의 작품과 학습 결과물들이 자연스럽게 붙여져 있으며 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 선반도 눈에 띈다. 다양한 학습 공간이 많아서인지 학기 중인데도 비워져있는 교실이 많이 보이며, 교실마다 프로젝터가 구비되어 있다.

 

<옆 교실과 연결할 수 있는 유리문>

   라) 로비

    핀란드에서는 쉬는 시간이면 모든 학생들이 교   실 밖으로 나가야한다고 들었다. 쉬는 시간에 충분히 에너지를 발산해야 수업 시간에 집중할 수 있고, 기초 체력을 유지할 수 있으며 타인과 어울리며 소통할 수 있는 여건 마련을 위해서라고 한다. 이러한 취지를 잘 반영한 곳 중의 하나가 이곳 로비이다.

    홈 지역은 로비를 중심으로 교실, 화장실, 일부  특별 교실들이 연결되어 있고, 로비에는 학생들이 쉬는 시간에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시설이 있다.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소파,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소그룹용 책걸상, 언제든지 자료를 찾아 볼 수 있는 컴퓨터, 심지어 당구대까지 보인다. 그 외 산뜻한 색깔과 모양의 개수대, 개인용 커다란 사물함들도 눈에 띈다. 학생을 위한 복지 공간과 교육을 위한 학습 공간이 공존하는 느낌이다. 같은 홈 지역에 지내는 학생들끼리 같은 공간과 시설을 사용한다는 것 역시 또 다른 공동체감을 느끼게 하지 않을까?

<친구들과 컴퓨터를 하고 있는 학생들>

 

<소그룹용 책걸상, 개수대>

 

<개인용 사물함과 당구대>

 

 

<화산폭발 실험장치>

   라) 특별 교실

    이 특별 교실들은 학생들이 다양한 교육활동을  익히기 위해 어떠한 공간과 시설이 필요할까를 고민한 흔적이 역력하다. 과학실과 과학 실험실, 화학실, 가사 실습실, 음악실, 미술실, 목공 관련 실습실, 강당 등 교육에 필요한 공간은 모두 있다고 말해도 될 만큼 다양한 특별 교실이 준비되어 있었다.

    각 교실은 실제 작업이 이루어지는 공간과 주제  를 생각해서 배치해 두었는데 1층에는 예체능과 관련된 공간, 2층에는 과학실과 가사실에 관련된 공간이 각각 있다.

    과학과 같은 경우 학습 주제에 따라 현미경을 가지고 실험하는 곳, 일반 화학  실험을 할 수 있는 곳 등 다양한 학습 공간이 보인다. 사면의 특수 투명 유리로 둘러싸여 직접 화산 폭발 실험 장면을 볼 수 있도록 고안된 장비는 일선 현장에서 안전사고 등의 이유로 간이 실험으로 대체되는 우리 현장과 비교되어 씁쓸하기까지 하다.

    가사실안에는 요리 실습실과 바느질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요리 실습실  의 경우 오븐, 냉장고, 환풍기, 가스레인지 등 요리 실습에 필요한 시설이 갖춰져 있다. 바느질 실습실은 여러 대의 재봉틀, 한쪽 벽면을 차지하고 있는 다수의 다리미, 사람 크기의 마네킹, 구실 한 켠 쌓인 상자엔 여러 가지 실과 천 등 각종 재료가 구비되어 있어 실제 의류를 제작하는 작업실을 연상케 한다.

    이 학교 1층 왼편의 공간은 목재, 금속, 종이, 물감 등 다양한 자료로 작업   할 수 있는 각종 시설이 갖춰진 교실이 있다. 기계 공작실에는 보링 머신, 금속 가공 선반이 보이고 한쪽 벽면은 귀마개와 안전모 등 보호 장구가 보인다. 전기 가마와 물레 등 도자기를 만들고 구울 수 있는 시설이 보이고 그 교실 앞 선반엔 학생들의 다양한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미술 작업실은 넓은 작업 공간과 개수대가 보이고 입구 벽면에는 학생들이   입을 수 있는 작업복이 걸러져 있다. 맞은편 공간에는 각종 다양한 종류와 크기의 종이가 보관되어 있고, 다양한 크기로 종이를 자를 수 있는 대형 커터기까지 구비되어 있다. 작업실의 종류가 너무 많고, 처음 보는 시설도 곳곳에 있어 그 곳이 어떤 곳인지 기억조차 되지 않는 곳도 여럿이다.

<보링 머신과 금속 가공 5선반>

<재봉틀, 다리미가 준비된 실습실>

 

<오븐, 환풍기 등이 구비된 실습실>

<많은 악기와 음향 시설이 있는  음악실>

   

     그 중 가장 눈을 끄는 공간은 중앙홀 무대와   연결된 음악실이다. 무대와 바로 연결되어 있으니 큰 행사가 있더라도 악기 등을 옮기지 않아도 되고, 평소에는 작은 발표회장 등으로 이용할 수도 있으니, 정말 실용적이고 교육적인 공간 설계다. 정면은 칠판과 스크린이 보이고 절반 정도는 까만 커튼으로 가려져 있어 이 공간이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 쉽게 짐작이 간다. 하얀 의자가 반원을 그리며 배치되어 있고, 의자의 맞은편엔 기타와 다양한 크기의 젬베가 놓여있다. 주위를 둘러보니 키보드, 드럼, 심벌즈, 마라카스 등 악기가 보이고, 그 옆으로 마이크, 엠프와 같은 음향시설이 보인다. 음악실과 연결된 옆 공간은 크고 작은 바이올린, 베이스, 기타, 실로폰, 키보드 등 다양한 악기가 보관되어 있다. 작은 공연장을 생각나게 하는 이 공간은 마음만 먹으면 지금이라도 당장 공연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마) 교사용 공간

<교사용 휴게실>

    2층 왼쪽에는 공간은 교사들이 주로 사용하는 공간이다. 이 곳 역시 입구가  유리로 되어 있다. 교장실의 특징은 사무실 분위기가 가득 풍기는 옆 교사들과 같은 크기의 조그마한 공간이라는 것이다. 일반 교사들은 한쪽 벽면에 책장이 놓여져 있고, 컴퓨터, 책걸상 등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 있다. 옷장 일반 사물함이 놓여있는 공간도 따로 보인다.

    가장 마음에 드는 곳은 교사용 휴게실이다. 커피, 홍차 등 차를 탈 수 있는 공간이 따로 준비되어 있고, 교사들은 삼삼오오 모여 담소를 나누거나 노트북을 이용하여 개인 일을 보고 있다. 이런 쾌적한 휴식 공간은 교사들에게 에너지 충전의 장소이자, 교사들의 공동체 의식을 형성할 수 있는 장소처럼 보인다.

 

  2) 수업참관

<수업에 진지하게 참여하는 학생들>

    이곳에 온 대부분 선생님들이 보고 싶었던 것은 교사와 학생들의 일상적인 수업 장면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손님을 맞이하는 학교 입장에서 본다면 핀란드와 이 학교만이 갖고 있는 학교 시스템, 특색 있는 활동 등에 대해 프레젠테이션 해주고 싶고, 학교의 자랑거리를 보여주고 싶었을 것이다. 학교 규모도 크고, 홈 지역, 특별 교실도 많다보니 둘러보는데도 한참이 걸린다. 간혹, 수업 참관의 기회가 있어도 여건상 5분 이상을 보기 힘들었다. 짧은 시간이라도 학생들이 수업을 하고 있는데 중간에 들어가는 건 미안한 일이지만 이곳까지 와서 수업 한 시간 차분하게 참관하지 못한다는 건 너무 아쉬운 일이다.

    교실 안에서, 유리창 너머로 바라보는 학생들의 모습은 ‘진지함’과 ‘차분함’이었다. 학교는 배우는 공간이라는 뚜렷한 인식 때문인지 수업을 방해하는 언행을 하거나 멍하게 있는 학생들은 잘 보이질 않는다. 그 학생을 발견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그런 상황에서 이곳 선생님들은 어떻게 대처하는지를 보고 싶어서였기 때문이었다. 마침, 일행 중 그 문제의 장면을 본 선생님이 계셨다. 3~4학년쯤 되어 보이는 학생들이 컴퓨터 수업을 받고 있었는데 학생 한 명이 수업태도가 좋지 않아 지적을 받았다고 한다. 그런데도 계속 떠들고 있으니 뒤에 있는 교사가 그 학생을 데리고 가더니 개별 상담을 하더란다. 앞에 있는 교사는 계속 남은 다른 학생들을 지도하고 말이다. 만약 교실 내에 보조 교사가 없으면 교실 밖 로비에 있는 교사 (Robby teacher)3)가 그 학생을 개별 상담해주니 도움이 필요한 그 학생에게도, 배움에 임하고 싶은 다른 학생들에게도 얼마나 좋겠나 싶다.

 

 다. 생각거리

 

  * 가족의 또 다른 이름. 홈 그룹 (Home Group)

    학교 안에 또 다른 가족을 만든다는 개념으로 시작한 홈그룹. 이에 따라 건물의 설계까지 달리했다는 것이 흥미롭다. 흔히 우리가 말하는 똑같은 연령으로 하는 학년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좀 더 유동적인 학년조직을 만들 수 있다는 것 역시 흥미롭다. 우리 학교에도 이곳의 홈 그룹처럼 자주 만나 다양한 도움을 주고받는 작은 공동체를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

 

  * 교실 밖의 또 다른 교사. 로비 티처 (lobby teacher)

    로비 티처가 있다는 것이 신선하다. 지금까지 학생들은 학교의 어느 공간에 있든 항상 교사와 함께 있으며 이것 또한 학생들을 위한 배려라고 생각했다. 교사가 수업을 방해하는 학생하며 학생이 로비에 나가게 되고 그 학생은 그 로비티처와 개인별, 그룹별 수업을 받을 수 있다. 수업을 하나보면 보조교사의 도움이 필요할 때가 있는데 그게 딱 고정되고 정해진 시간이 아니다. 보조 교사 활용에 유연함을 준다면 로비 티처의 도입도 꽤 효율적으로 보인다. 이 학교의 키포인트는 유연함이 아닐까?

 

  * 건물을 통해 ‘협력’을 디자인하다.

    <협력>이라는 학교의 중요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홈 지역을 기본으로 하여 학교 공간을 독특하게 디자인 한 점이 인상적이다. 홈그룹이나 팀팅칭을 위해 교실과 교실 사이를 유리문으로 만들고, 필요에 따라 언제든지 유리문을 열어 하나의 큰 교실로 이용할 수 있다니……. 우리나라에도 아주 일부 시도한 학교가 있지만, 학교 건물에 대한 교육학적인 접근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 빈 공간의 활용

    빈 공간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인상적이다. 실제 우리는 빈 공간, 빈 교실이 있어도 안전 문제, 관리 문제 등으로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 시작점부터 교사, 학생들과의 논의를 통해 빈 공간 활용 방안이 결정된다면 학생들의 자율에 따른 사용과 자발적인 관리가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 각종 특별 교실

    목공실, 가사실, 음악실, 과학실 - 그 과목에 따른 주제에 따라 여러 교실이 배치되어 있고, 이 공간을 채우는 각종 시설 역시 실제 작업 현장과 비슷할 정도로 완벽하게 갖추어져 있다. 이곳이 초, 중학교라니 부러울 따름이다. 실제 작업 공간과 흡사한 이 공간에서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숨겨둔 재능과 취미 생활을 찾고, 미래의 모습을 상상하며 기쁨을 맛봤을까?  

 

 * 한 명도 포기하지 않는 학교

    이곳은 가장 인간적인 교육 장소이자 아이들의 낙서를 조금이나마 발견할 수 있는 친근한 학교였다. 인상적인 장면은 학교 탐방 중 다른 선생님들이 먼저 지나가고 혼자 남아 컴퓨터 수업을 참관했을 때다. 컴퓨터 교실에는 학생들이 컴퓨터 수업을 받고 있었고, 그곳에는 두 명의 교사가 있었다. 학생 한 명이 수업태도가 좋지 않아 지적을 받았는데, 계속에서 떠들고 있으니 뒤에 있는 교사가 그 학생을 상담하고, 앞에 있는 교사는 나머지와 함께 수업을 계속 해나갔다. 학생 한 명, 한 명을 포기하지 않고 소중히 하는 모습과, 다른 나머지 학생들의 수업을 보살피는 모습을 통해 우리의 교육 현실은 어떠한가에 대해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출처 : 2011 광주광역시교육청 선진형교육정책탐방 국외연수단 교원팀 보고서(초등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