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꼬집기]세월호 이후, 학교 달라진 게 있나?-광주드림 게재 **** I write ****

기사 게재일 : 2015-02-09 06:00:00
             

 어느새 4·16 세월호 참사 300일이 지났다. 마침 안산에서 출발해 팽목항으로 향하는 2차 도보행진이 광주를 지났다. ‘온전한 세월호 인양과 실종자 수습 및 진상규명 촉구를 위한 안산~진도팽목항 도보행진’이다. 행진의 이름이 행진하는 거리만큼이나 길다. 참사 300일이 지난 상황에서도 실종자 수습과 진상 규명이 안되었으니 진실이 침몰한 세상을 뚫고 걷는 행진에서 주장할 내용이 얼마나 많겠는가. 행진 대열 속에서 가장 익숙한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말은 다시는 세월호와 같은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미다. 이 말은 두 가지 뜻이 섞여있다.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 책임자 처벌 구호처럼 책임자를 향한 분노, 즉 가만 두지 않겠다는 실천의 의미가 첫 번째다. 생명보다 돈을 앞세운 신자유주의 경제체제, 이것이 구체화된 고삐 풀린 민영화와 규제완화, 노동시장 유연화, 그리고 그 추진하는 세력에 대한 저항의 의미이다. 또 하나는 우리 스스로를 향한 의미이다. 발만 동동 구르고 아이들을 구하지 못한 자책과 이런 시스템을 허용하고 결과적으로 묵인한 셈이 된 자신을 향해 이제는 변하겠다는 자성과 변화의 각오다.



D+300일…`가만 있지 않겠다’ 유효한가?

 세월호 참사는 우리 사회 모든 부문에 걸쳐 새로운 가치를 중심으로 한 변화와 재정립을 요구하고 있다. 변화의 기준이 될 큰 가치는 ‘돈 대신 삶과 생명, 경쟁보다 협력과 공존’이다. 그렇다면 이를 구체화해 내가 속한 부문, 그러니까 교육은 어떻게 변해야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가장 작은 삶의 공간에서 그 고민은 시작해야 한다. 세월호 촛불집회에 참석한 적 있는 A 선생님께 물었다. ‘세월호 이후 세상이 옛날과 똑같아도 될까요?’ ‘아니다’. 답이 단호하다. ‘그럼 학교는 어떻게 바뀌었으면 좋을까요?’ 눈빛이 조금 흔들린다. 머뭇거리는 사이 질문을 계속했다. ‘안전교육 시간을 늘릴까요? 수영을 가르칠까요?’ 기분 나쁜 표정이다. 답변은 없었다. 금새 후회했다. 같이 이야기해보자고 할 걸. 시비 건다 생각할 판이다.

 제2의 세월호 참사를 막기 위해 과감한 상상력으로 학교로부터 올라오는 변화를 만들자. 학교에서 원탁회의를 해보자. 원탁이라 함은 회의에 참석한 사람이 동등한 자격으로 발언한다는 민주주의의 의미일 뿐 같은 자격으로 둘러앉으면 어디든 원탁이다. 주제는 쉬워야 한다. 이건 어떨까? ‘세월호 1년, 우리학교(학년·부서)에서 무얼 할까?’ 학년별로 모여도 좋고 무작위로 나누어도 된다. 필자가 아는 B 교무부장 선생님은 띠별로 선생님들을 묶어 다른 연령대의 의견들을 나누도록 해 좋은 결과를 얻기도 했다. 결과는 거창하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거창하면 실천이 힘들어진다. 교육철학이나 담론, 사회를 바꾸자는 식의 결론이 아니라 우리 반·학년·부서가 올해 이 일을 꼭 해보자는 결의에 도달하면 큰 성공이다. 일이 잘되려면 그렇게 시작해야 한다. 우리 곁의 세월호를 찾아내 바꾸는 것이 출발점이다.



1년 `학교 운영계획서’ 잘 짜야

 학교는 2월에 실제 1년 살이를 시작한다. 보통 3월중에 완성해 교육청에 보고하는 학교운영계획서가 학교의 1년 살이 계획서다. 2월에 교원인사발령 발표-사무 분장과 담임 배정-학사력 결정-연간 학교운영계획 수립 순서다. 1년 계획표를 짜는 것이다. 변화를 실천할 연간 계획을 수립해 학교운영계획서에 담자. 2014를 2015로, 몇몇 숫자를 바꾸어 채우는 운영계획서 대신 세월호 이후에 변해야할 학교의 모습이 디자인된 학교운영계획서를 짜자.

 필자가 평소 존경하는 C선생님은 손 이야기를 자주한다. 감명 깊었던 얘기 중 하나는 ‘남과 세상을 향해 가리키는 손가락이 하나라면 최소한 나머지 셋은 나를 향한다’였다. 자기 성찰 없이 지적질만 하는 손짓에 대한 경계를 담은 말이다. 평소 그런 삶을 실천해온 분의 이야기인지라 더욱 새겨지는 말이다. 비판과 자기 성찰, 모두 그 손이 들어 올려졌을 때의 이야기다. 가만히 있지 않는 손, 세상을 향해 들어 올린 손은 아름답다.

김재옥<전교조 광주지부 정책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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